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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독서

톨스토이 단편집

by 핸아고고 2026. 6. 11.

제         목 :  톨스토이 단편집

저         자 :  레프 톨스토이

기획, 편저 :  서   진

번역, 감수 :  안진환

출   판   사 :  스노우 폭스북스

 

 

ㅁ 읽은 동기

동화 같은 따뜻함으로 삶을 관통하는 읽기 쉬운 소설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가장 먼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떠 올린다.
하지만 정작 나는 톨스토이를 잘 모른다. 그의 대표작인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는 늘 읽어야 할 책 목록 넣어 두지만, 그 방대한 분량 때문에 쉽게 그를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스노우폭스북스에서 톨스토이 사후 출간되지 않았던 단편집을 소개했다.
이 책을 발판삼아 그의 대표작을 읽어볼 용기가 곧 이 책을 읽는 동기가 됐다.
 


ㅁ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위대한 작가란 단순히 이야기를 만드는 소설가가 아니라 인간과 삶을 탐구하는 철학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톨스토이의 단편들에는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죽음과 탐욕, 본능과 욕망 앞에서 끊임없이 흔들리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욕망뿐 아니라 사랑과 연민,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다. 또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결국 인간을 움직이는 힘은 이해와 사랑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단편이라는 제목 그대로의 형식에 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독자는 부담 없이 읽으면서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갈 수 있다. 편집자의 해설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연도별 작품정리는 톨스토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 같은 걸작에 이르렀는지 살펴보게 한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전 단편집과 같이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는 점이다. 톨스토이는 인간에 대한 연민을 잃지 않았던 작가였으며, 사후에 출판된 이 단편집들도 삶의 방향을 비춰주는 작은 등불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한편, 책의 구성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짧은 단편이 끝나면 생각의 쉼표 없이 시작되는 편집자의 친절하고 성실한 해설이

의식적으로 멈추지 않으면 내 생각이 끼어들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각 부의 마지막으로 편집자의 해설을 보내는 게 더 좋을 듯하다.

 


p.49<3.세바스토폴 이야기>

영웅도 없고 적도 없고 승리도 없고 패배도 없다. 다만 그 자리에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 누군가의 탐욕으로 종교로 지정학적 이유로 아직도 여전히 전쟁이라는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잔인한 전쟁의 참상을 그리지는 않는다. 조용하고 평온하며 잔잔하기까지 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곳에도 찬란히 산란하는 저녁노을 빛의 아름다움이 있다.
붉은 노을이 피로 쓰인 민중의 서러움인지, 인간의 비극과 상관없이 하루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잔혹한 역사 속에도 진실은 결국, 한 시대를 묵묵히 살아온 사람만이 남아있다.
주체적으로 살 기회를 박탈당한 그들의 삶에 전쟁이라는 그림자 대신 일상의 고요한 평온이 깃들길 바라고 또 바란다.
 


p.161 <11.눈보라 줄거리>

폭설과 강풍이 예고된 상황에서 주인공은 무리하게 목적지를 향하다 길을 잃는다. 끝없이 펼쳐진 어두운 들판에서 방향을 잃은 채 헤매던 그들은 추위와 공포 속에서 죽음의 위기를 맞는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평온함으로 바뀔 때 마주한 작은 불빛 하나. 그 불빛은 들판 위의 희망이 되어 길 잃은 사람들을 인도한다. 길을 잃은 이들을 위해 평생 불을 밝혀 두었다는 늙은 농민의 선의는 결국 그들의 생명을 구한다.


p.215 <알베르트>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그 사람을 자기가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사람이 존재하는 모습 그대로 바라봐 주는 것을 말이다.
 
-> 이 문장을 읽으며 사고의 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선의를 가진 의도라도 나의 틀에 맞추어진 선의는 타인을 불편하게 한다.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텔레소프는 그의 방식으로 알베르트의 예술을 지원하고 싶었다. 가장 시급한 술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사랑도, 인간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이라는 틀을 통해 바라본다.
항상 언어로 쓰인 말, 입으로 하는 말이 제일 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사고의 틀을 깨는 방법 존재를 그대로 바라보는 방법은 어디서 시작되어야 하는 걸까?
먼저 나 자신의 확신을 의심하는 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해보다 관찰이 먼저일까 확신에 대한 의심이 먼저일까?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인간에 대한 무수한 질문을 던지는 점이 톨스토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
 


p.294 <19.알료샤 단지>

극적인 클라이맥스 없이 알료샤가 죽음을 맞는다.
그의 얼굴은 평온했고 살아생전 그는 누구한테 화를 내지도 무엇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평생 시키는 일만 묵묵히 했고 자기를 위해 무언가를 가져 본 적도 없었다.
 
찌는 듯한 한여름 매미도 생의 소명을 다하며 시끄럽게 소리 내는데
알료샤는 왜 시키는 대로 불평 없이 묵묵히 살아야 했을까?
무엇이 되고 싶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 세상에 그의 죽음이 생의 가장 순수한 무엇으로 추앙받아야 하는 것은 맞는가?
 
편집자 해설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깊게 살아낸다는 것.
무엇을 이루었는가가 아닌 어떻게 살았는가가 결국 인생의 무게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처럼 자유의지가 박탈당한 곳도 아닌 곳에서 그는 왜 묵묵히 살아야 할까? 라는 질문을 또 한다.
 
 <알베르트>에서 톨스토이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알료샤 역시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삶이라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 아무런 흔적도 그를 기억하는 이도 없는 알료샤의 삶도 그의 충실한 소명으로서의 삶을 살아낸 인물 일 수도 있겠다. 그의 삶의 가치를 인정하고 포용할 줄 아는 따뜻한 시선!
그것이야말로 이 작품을 통해 톨스토이가 줄곧 이야기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ㅁ 추천 대상

- 톨스토이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어 본 사람.
- 고전문학에 관심은 있지만, 장편이 부담스러운 사람
- 인간의 삶과 욕망,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은 사람
- 짧은 분량 안에서 깊은 여운을 느끼고 싶은 사람
 


 
ㅁ 총평

'톨스토이 단편집' 은  짧은 이야기 속에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담아낸 작품이다.
대작을 읽기 전 톨스토이의 세계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좋은 입문서이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깊은 통찰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었다.

 


 

 


 
*본 독서인증은 스노우폭스북스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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